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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학령기 무발화 아동, ‘말’보다 먼저 가르쳐야 할 생존 표현

by 말잘하자 2026.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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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먼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의사표현’

싫어요, 도와주세요, 아파요”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데, 무엇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학령기 무발화 아동을 둔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많은 부모님은 “엄마”, “아빠”, “사과”, “물” 같은 단어부터 말하게 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말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말’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 싫은 것, 아픈 것, 도움이 필요한 것을 표현하는 힘입니다.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것도 있고, 거절하고 싶은 것도 있으며,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다만 그것을 표현할 통로가 부족할 뿐입니다. 그래서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언어치료는  단순히 “소리를 내게 하는 훈련”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세상과 연결되는 의사소통 통로를 만들어주는 과정입니다.

학령기 무발화 아동의 고민

1. AAC 의사소통,

말이 나오기 전에도 소통은 시작되어야 합니다

 

무발화 아동에게 가장 중요한 출발점 중 하나는 AAC입니다. AAC는 보완대체의사소통을 의미하며, 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동이 그림, 사진, 상징, 글자, 기기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방법에는 PECS, 의사소통판, 태블릿 AAC가 있습니다. PECS는 그림카드를 사용하여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식 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과자를 원할 때 과자 그림카드를 부모에게 건네며 “주세요”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내가 표현하면 상대방이 반응한다”는 의사소통의 기본 원리를 배우게 됩니다. 

의사소통판은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한 판입니다. “주세요”, “더”, “끝”, “싫어요”, “도와주세요”, “화장실” 같은 표현을 그림이나 글자로 제시하여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시선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태블릿 AAC는 보다 확장된 의사소통 도구입니다. 단어, 문장, 감정, 장소, 활동 등을 눌러 표현할 수 있어 학령기 아동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기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아이가 실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AAC를 쓰면 말을 더 안 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AAC는 말을 포기하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의사소통 욕구를 높이고 말 발달을 돕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ACC의사소통 방법

2. 사회적 의사소통,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표현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필요한 의사소통은 단순히 물건을 요구하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학교, 치료실, 가정,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의사소통 표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 인사하기

“안녕”, “안녕하세요”, “잘 가” 같은 표현은 또래와 관계를 시작하는 기본입니다. 말로 하지 못하더라도 손 흔들기, 그림카드 선택, AAC 버튼 누르기 등으로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도움 요청하기

무발화 아동은 어려운 상황에서 울거나 자리에서 벗어나거나 문제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도와주세요”라는 표현을 배워두면 문제행동을 줄이고, 더 적절한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3)거절하기

“싫어요”, “안 할래요”, “그만”은 매우 중요한 표현입니다. 아이가 거절을 표현하지 못하면 울음, 공격행동, 회피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절 표현은 단순한 예절 문제가 아니라 자기 보호와 정서 조절의 출발점입니다.

4) 선택하기

“이거”, “저거”, “좋아요”, “싫어요”처럼 선택을 표현하는 활동은 아이에게 통제감과 주도성을 줍니다. 선택할 수 있는 아이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활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방법

3. 자기옹호,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반드시 필요한 생존 언어입니다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특히 중요한 영역이 바로 자기옹호입니다. 자기옹호란 아이가 자신의 상태, 필요, 어려움,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실제 임상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표현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주세요”, “더”, “끝”, “싫어요”, “좋아요”, “도와주세요”, “화장실”, “배고파요”, “아파요”, “집에 가고 싶어요” 이 표현들은 단순한 단어가 아닙니다. 아이의 하루를 안전하게 만들고, 감정을 보호하며, 문제행동을 줄이는 핵심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배가 고픈데 표현하지 못하면 짜증, 울음, 자리 이탈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말하지 못하면 실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픈데 표현하지 못하면 주변 어른이 늦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파요”, “화장실”, “쉬고 싶어요”, “다시 말해주세요”, “모르겠어요” 같은 표현은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매우 중요 합니다. 이 표현들은 학습보다 먼저, 생활보다 먼저,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말입니다.

전문가가 말합니다

무발화 아동의 치료 목표를 세울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말소리만”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물론 발성, 모방, 조음, 음절 산출 훈련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말이 나오기 전까지 아이가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한 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아동이 손으로 가리키든, 그림카드를 건네든, AAC 버튼을 누르든, 고개를 끄덕이든, 그것은 모두 의사소통입니다. 특히 학령기 아동은 이미 학교생활, 또래관계, 수업 참여, 일상생활 적응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언젠가 말하겠지”라는 기다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표현 통로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말이 나오기 전에도 아이는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통이 시작되면 관계가 열리고, 관계가 열리면 언어의 기회도 늘어납니다.

부모 핵심 체크포인트

✔ 아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할 방법이 있나요?                     / ✔ 싫을 때 “싫어요”를 표현할 수 있나요?

✔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세요”를 사용할 수 있나요?

✔ 화장실, 배고픔, 통증 같은 기본 욕구를 표현할 수 있나요?

✔ 말이 아니더라도 그림, 손짓, AAC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나요?

✔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대신 해석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 ✔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나요?

✔ “말해봐”보다 “이렇게 표현해도 돼”를 먼저 알려주고 있나요?

무발화 아동에 대한 부모의 역할

맺음말

학령기 무발화 아동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완벽한 발음이나 긴 문장이 아닙니다. 먼저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입니다. “주세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아파요”, “화장실”, “집에 가고 싶어요” 이 짧은 표현들이 아이의 하루를 바꾸고, 부모와의 관계를 바꾸고,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줄여줍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소통을 멈추면 안 됩니다. 말이 나오기 전에도 아이에게는 표현할 권리가 있습니다무발화 아동의 언어치료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 속에서 “나도 말하고 싶어요”, “나도 선택하고 싶어요”, “나도 내 마음이 있어요”라고 표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과정입니다.

오늘부터 아이에게 한 가지 표현만 먼저 가르쳐보세요. “도와주세요.”, “싫어요.”, “더 주세요.” 그 짧은 표현 하나가 아이의 삶을 바꾸는 첫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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