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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

“말을 잘하던 아이가 점점 말을 잃어갈 때” - 발달의 경고등!!!

by 말잘하자 202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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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말을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잘하던 아이가 조용해졌다면, 그건 아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원래 말을 못했던 아이가 아니에요.” “3~5세 때는 말도 곧잘 했고, 필요한 말은 다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을 점점 안 하더니, 결국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말이 늦었다면 일찍 걱정했을 텐데, 아이가 한때는 말을 했기 때문에 더 오래 기다리게 됩니다. “말을 했던 아이니까 괜찮겠지.” “성격이 조용해진 걸 거야.” “어린이집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크면 다시 말문이 트이지 않을까?”

하지만 말을 하던 아이가 점점 말을 줄이는 경우는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말수가 적어진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말은 아이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관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말이 줄어들었다면, 우리는 “말을 안 한다”는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왜 말이 줄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말이 줄었는지, 말과 함께 어떤 행동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1. “예전에는 말했어요”가 안심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인 한 아동이 언어치료실에 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부모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아이는 3~5세 무렵에는 말을 곧잘 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말했고, 가족에게 필요한 표현도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아이의 언어발달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말이 조금씩 줄기 시작했습니다. 질문을 해도 대답이 짧아지고, 먼저 말을 거는 일이 줄고, 또래와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적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한 성격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아이는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지고, 관심 있는 주제에는 반응하지만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평가를 통해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고 언어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부모님들이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이가 예전에 말을 했다고 해서, 현재 의사소통이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폐스펙트럼 아동 중에는 처음부터 말이 늦은 아이도 있지만, 어릴 때는 단어와 짧은 문장을 사용하다가 성장하면서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더 뚜렷해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특히 3~5세에는 가족이 아이의 표현을 많이 알아듣고,

상황을 대신 해석해주기 때문에 문제가 덜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이에게 요구되는 언어는 달라집니다. 단순히 “물 줘”, “엄마 와”, “이거 싫어”를 말하는 수준을 넘어, 친구의 말을 듣고 대답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갈등을 말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때 아이의 사회적 언어 능력이 부족하면 말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거나, 대화 상황을 피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자폐스펙트럼에서는 ‘말의 양’보다 ‘말의 기능’을 봐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말을 하긴 해요.” “좋아하는 이야기는 혼자서도 많이 해요.” “숫자, 자동차, 공룡 이름은 정말 잘 말해요.” 

자폐스펙트럼 아동 중에는 단어나 문장을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말을 할 수 있느냐보다 그 말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동차 이름을 줄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나도 같이 놀자”라고 했을 때 대답하지 못하거나, 선생님이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물었을 때 설명하지 못하거나, 친구가 속상해하는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는 단순 어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언어치료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가 사람을 향해 말하는가                                  /  ✔ 상대의 질문에 맞게 대답하는가

✔ 자신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공동 주제로 대화하는가  /  ✔ 상대의 표정과 감정을 살피는가

✔ 자기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가                       /  ✔ 놀이와 대화의 순서를 주고받는가

✔ 문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가

즉, 말의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말의 목적입니다. 아이의 말이 요구하기, 거절하기, 설명하기, 질문하기, 감정 표현하기, 도움 요청하기, 친구와 협상하기로 확장되어야 실제 생활 속 의사소통이 좋아집니다.

3. 말이 줄어든 아이에게서 함께 봐야 할 신호들

임상에서 부모님께 꼭 확인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말이 줄어든 것 말고, 다른 변화는 없었나요?” 아이의 말이 줄어들 때는 언어만 따로 떨어져 보지 않아야 합니다. 말과 함께 나타나는 행동 변화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보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약해졌는지, 눈맞춤이 줄었는지,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졌는지, 특정 장난감이나 주제에만 오래 몰입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래와 함께 놀기보다 주변을 맴돌거나, 놀이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친구가 말을 걸어도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또한 아이가 반복적인 표현을 많이 하거나, 질문에 맞는 대답 대신 엉뚱한 말을 하거나, 변화에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감각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러한 어려움이 더 분명해집니다. 초등학교는 단순히 앉아서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아이는 선생님의 지시를 듣고, 친구의 말을 이해하고, 규칙을 따라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로 설명해야 합니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놀이를 조율하고, 갈등이 생기면 말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보기에는 “말을 안 한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고, 상대를 살피고, 적절한 말을 선택하는 과정 전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말합니다

말이 줄어든 아이에게 가장 위험한 접근은  “왜 말을 안 해?”라고 계속 묻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걱정되어 묻지만, 아이에게는 그것이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 아동은 말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거나,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어떤 말로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더 침묵할 수 있습니다.

언어치료는 아이에게 말을 많이 시키는 수업이 아닙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언어치료는 단어를 반복시키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치료의 핵심은 말을 사람과 연결하는 도구로 다시 사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단순히 “자동차”, “빨간 차”, “경찰차”를 말하게 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차가 가요.”  / “선생님 차랑 같이 가요.”  / “내 차가 먼저 가고, 선생님 차가 다음에 가요.” / “차가 부딪혔어요. 어떻게 하지?”  /  “도와주세요.”  / “이번에는 선생님이 먼저 해요.”

이렇게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사를 이용해 요구하기, 순서 주고받기, 설명하기, 문제 해결하기, 감정 표현하기로 확장해야 합니다. 이것이 실제 언어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방향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발화 증가가 아닙니다. 사람을 향한 말, 상황에 맞는 말, 관계를 이어가는 말입니다.

부모 핵심 체크포인트

1) 아이가 "말을 하진지" 보다 "대화를 하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혼잣말, 반복어, 좋아하는 주제의 나열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질문에 맞게 대답하고, 다시 질문하고, 감정을 나누고,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2) 말이 줄어든 시기를 기록해 보세요.

언제부터 말수가 줄었는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변화가 있었는지,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특정 사건 이후 달라졌는지 정리하면 평가와 치료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말해봐"보다 "같이 해보자"가 먼저입니다.

말을 강요하면 아이는 더 피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 함께 놀고, 부모가 먼저 짧고 정확한 문장을 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아이가 한 단어를 말하면 한 단계만 확장해 주세요.

아이: “차.” 부모: “차 가.”

아이: “빨간 차.” 부모: “빨간 차가 빨리 가네.”

아이: “안 돼.” 부모: “차가 안 돼. 도와줘 할까?”

이처럼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높은 문장을 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긴 문장을 요구하거나 반복해서 따라 말하게 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5) 치료실과 가정을 연결해야 합니다.

치료실에서 배운 표현이 집, 학교, 친구 관계 속에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오늘 어떤 표현을 연습했는지”, “집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반복하면 좋은지”를 보호자 상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아이가 한때 말을 잘하다가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되면 부모님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분명히 예전에는 말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과거에 말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현재 아이가 어떤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입니다. 말이 줄었다는 것은 단순히 조용해졌다는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사회적 관심, 상호작용, 감정 표현, 또래 관계, 상황 이해가 함께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아동이라면 언어치료의 목표는 말을 많이 하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말로 사람과 연결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이의 말문은 억지로 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다시 사람을 향해 말하고 싶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아이의 언어는 관계 속에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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